'망한다'는 소문과 '일하신다'는 약속 사이에서

·조회 27

6·3 지방선거가 남긴 교제실의 두 목소리, 위기를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시선

지방선거의 투표함이 닫힌 바로 다음 날인 주일 오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하던 교회 교제실의 공기가 순간 무겁게 가라앉았다. 한 목회자가 던진 조심스러운 한마디 때문이었다. "요즘 10년 후면 한국 기독교가 망한다는 말이 돕니다. 정말 큰일입니다." 객관적인 지표와 통계가 보여주는 냉정 한 현실 앞에서, 자리한 이들의 입에선 이내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때 한 성도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을 받았다. "아닙니다.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지금 한국 교회를 더 정결하게 하셔서 10년 뒤 진정한 영적 부흥을 맞이하게 하려고 일하시는 중입니다."

이 짧은 대화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마주한 거대한 갈림길을 압축하여 보여준다. 하나는 현실을 보는 눈이요, 다른 하나는 말씀을 보는 눈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눈으로 이 시대를 읽고 있는가.

'위기론'의 정체, 경고인가 모략인가

교인 수의 감소, 다음 세대의 이탈, 바닥을 친 사회적 신뢰도. 현장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체감하는 위기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10년 뒤면 망한다"는 그 주술 같은 말의 출처와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그 말이 한국 교회의 뼈아픈 회개를 촉구하는 선지자적 경고라면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만약 그 말이 공동체 내부에 낙담과 불신, 그리고 체념만을 낳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낙담한 성도는 기도의 무릎을 꿇지 않고, 체념한 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해 눈물 흘리지 않는다. 무력감에 빠져 스스로 희망을 버리게 만드는 것,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어둠의 모략에 가깝다. 교제실에서 울려 퍼진 한 성도의 반박은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향한 '믿음의 선언'이었다.

노아의 시대, 그리고 오늘

성경은 노아의 시대를 향해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 (창 6:5)이라고 진단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을지언정, 돈과 권력이 가치를 대체하고 가정이 해체되며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 속에서 노아의 때와 닮아있다.

그러나 이 암울한 진단 속에서 우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진실이 있다.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이 땅을 포기하신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심판의 홍수가 내리기 전 하나님은 노아를 찾으셨고, 그를 통해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셨다. 하나님의 개입은 파멸이 아닌 '갱신'과 '재창조'를 위함이었다.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라." (여호수아 1:5)

모세가 죽고 눈앞의 광야가 끝난 뒤, 미지의 땅을 마주하고 두려워 떨던 이스라엘 공동체에 임했던 말씀이다. 사랑하지 않는 대상에게는 "버리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겪는 통렬한 위기는 하나님의 외면이 아니라, 우리를 정결하게 하시기 위한 '거친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세상이 교회를 바라볼 때

그리스도인이 낙담하고 무너지면,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 또한 복음과 희망을 포기하게 된다. 세상이 흔들릴 때 교회마저 같이 흔들린다면 세상은 어디서 구원을 보겠는가. 노아가 방주를 지을 때 세상은 비웃었지만, 마침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을 때 그 방주는 유일한 생명의 길이었다.

지금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망한다'는 소문을 나르는 메신저가 아니다. 세상이 타락할수록 묵묵히 방주를 지었던 노아처럼,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창 6:9)이다.

현실의 거센 파도를 볼 것인가, 파도 위를 걸어오시는 주님을 볼 것인가. 차가운 통계 수치에 굴복할 것인가, 변치 않는 약속의 말씀을 붙들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10년 후, 온전히 정결해진 한국 교회가 주님 앞에 나와 무릎 꿇는 영적 부흥의 미래는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 구원의 역사에 쓰임 받을 '이 시대의 노아'를 찾고 계신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여호수아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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